제주 바당을
마음으로 옮기는 일
단지 머물기 위한 공간이라면 이토록 오래 기억에 각인되지 않았을 것이다. JW 메리어트 제주는 내가 한 걸음을 내디딜 때마다 언어적 또는 비언어적으로 감탄을 할 수밖에 없는 공간이었으니까.
투숙객에게 제주의 매력을 아낌없이 나누고, 제주 속 동떨어진 섬처럼 느껴지지 않도록 리조트에서의 섬세한 경험은 물론, 이곳이 자리한 땅에 대한 존중도 잊지 않는다.
눈으로, 향기로, 온도로, 그리고 맛으로 채운 온전한 하루는 제주와 가장 깊이 연결되는 소중한 시간이었다.
DAY 1
3:00 p.m.
도착은 곧 감정의 전환점
건축가 빌 벤슬리의 여인상을 지나 입구에 선 순간 문이 열리며 바다가 반짝였다. 카메라 플래시처럼 터진 윤슬의 윙크는 곧장 심장에 꽂혔고 심박은 물결처럼 느려졌다. 이곳의 로비는 일반적인 리조트와 달리 1층이 아닌 최상층에 자리한다. 체크인을 마치고 한 층씩 내려갈수록 제주의 바다와 가까워지며 자연과 하나 되는 경험을 할 수 있다.
눈으로 먼저 스친 로비에는 마우리치오 카텔란부터 김창열, 린 채드윅 등 세계적인 거장의 작품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져 있다. 범섬을 향해 선 린 채드윅의 조각상 곁에서 체크인 리추얼이 시작되고 제주의 차와 다과를 음미하며 오감으로 제주에 들어섰다.
3:30 p.m.
섬의 색으로 기워낸 조각보
체크인을 마치고 객실로 내려가자 낮아진 고도만큼 더 큰 바다가 다가왔다. 제주 바다 위로 뛰어오르는 날치들이 객실로 향하는 길을 함께한다. 풍경에 여운을 남긴채 객실 문을 열자 또 다른 제주가 기다리고 있었다. 한국 전통 조각보 무늬에서 영감을 얻은 벽면은 제주를 상징하는 유채꽃밭과 현무암의 색으로 물들었다. 따뜻한 남쪽 섬의 햇살을 닮은 조도는 휴식 모드로 돌입하게 만드는 최면 같았다. 탁 트인 객실과 전망, 그리고 넓은 욕조를 갖춘 욕실까지, 그 넉넉한 편안함이 나를 조금 더 유연하게 만든다. 말없이 감탄하는 순간이 몇 번이고 반복되고 또 반복됐다.
4:00 p.m.
수면 위에서 만나는 자연과 예술
JW 메리어트 제주의 리프레시 수영장은 그 이름처럼 새로운 감각이 충전되는 곳이다. 자연과 건축 사이, 그리고 예술품을 감상하며 헤엄치는 순간 모든 것이 하나가 된 듯한 느낌을 받는다.
제주의 초가를 모티브로 만든 풀사이드와 카바나는 오직 이곳에 있어야만 하는 존재감을 그 모습 자체로 증명한다. 웅장한 수영장의 모습만큼이나 작고 귀여운 요소들도 있었는데, 바로 해녀의 망사리로 만든 장난감이다. 디테일을 즐길 줄 아는 이들에게 더 큰 재미를 가져다주는 포인트이다.
6:00 p.m.
바다와 불, 땅의 시간을 농축한 미식 코스
노을로 물든 바다보다 더 강렬한 노란 불빛을 따라 향한 곳엔 더 플라잉 호그가 자리해 있었다. 호텔의 최상층에 위치해 바다를 더 넓게 감상할 수 있는 그릴 레스토랑이다. 우드파이어 그릴과 브릭 오븐으로 조리해 수비드나 인위적인 조리법이 아닌 불의 온도로 맛을 입혀 요리를 완성한다. 조절이 까다로운 불의 특성 탓에 셰프의 감각과 기민한 컨트롤이 더욱 빛을 발한다. 이곳에서는 제주식 돔베고기를 재해석한 시그니처 메뉴 ‘돔베호그'와 ‘돔베오리'를 맛볼 수 있다. 이 식사를 기점으로 확신했다. 이곳을 방문해야 제주에서 제일 잘 먹었다고 소문이 날 것이란 것을.
DAY 2
8:00 a.m.
제주가 차려준 아침상
아침에 잠에서 깨어난 나의 표정엔 미소가 서려 있었다. 기분 좋은 꿈을 꾼 건가? 아니, 조식에 대한 기대감 때문이다.
아일랜드 키친으로 향하자 맛있는 냄새에 입안의 작은 돌기들이 먼저 반응했다. 마음이 정화되는 풍경 앞에서 경건한 마음으로 조식 메뉴를 펼쳐본다. 기본으로 제공되는 브레드 바스켓에는 JW 메리어트 제주의 시그니처인 주상절리 크루아상이 담겨 있다. 입으로 먼저 제주 관광을 마친 뒤 제주의 든든한 온기를 만끽해 본다. 맑은 흑돼지 곰탕, 한라산 메밀 온면, 제주 반상 등 제주의 땅과 바다, 계절에서 건져낸 정직한 음식이 한 상 가득하다. 이 든든한 온기는 이곳에 다시 오겠다는 다짐과도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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